기물(器物) 그리고 오브제(objet)
작품 정보

- 전시 기간
- 2022.04.25(월) ~ 2022.06.07(화)
- 참여 작가
- 정학진
- 전시 장르
- 민화 20점 이상
- 관람 시간
- 월~금, 10:00 ~ 16:00
- 문의 전화
- 02-3393-5355
작품소개
민화의 기물과 현대미술의 오브제
기물이란 온갖 물건들을 총칭한다. 흔히 책은 출세를, 씨를 많이 가진 석류나 수박은 다산을, 모란은 부귀영화를 뜻한다. 오랫동안 민화에서는 전통적인 의미를 기물에 부여하고 그 속에 간절한 염원을 투사해왔으며, 일상의 물체나 물건을 뜻하는 단어인 오브제는 현대미술에서 일상적 쓰임과 단절되어 독특한 상징을 띤 예술적 대상을 지칭하게 되었다. 현대미술의 오브제가 ‘예측불가능’을, 민화 속 기물이 ‘예측가능’을 담보로 이해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현대미술이 복잡하고 난해하다면, 민화는 단순하고 편안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대 민화의 기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물을 자신의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고 그것에 개인적 의미를 부여하는 ‘오브제적 기물’이 현대 민화 속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정학진 작가의 전시를 통해 다양한 민화의 기물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다양한 장르의 경험을 확장시키며 작품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작가 정학진
작가는 책이나 모란, 호랑이 같은 기물을 그대로 모사하는 전통민화를 시작으로, 초창기 창작민화에서는 괴석과 화훼를 주요 소재로 상생(相生)과 상보(相補)의 동양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작품활동을 보여준다. 이후 작가는 자신이 애정하는 기물들을 소재로 새로운 창작민화를 선보이고 있는데 도자기에 대한 애착의 투사물인 로얄코펜하겐 류의 제품들, 10년 가까이 가족으로 키웠던 강아지 장군이가 갖고 놀던 오리인형 등, 작가 자신만이 기억하는 추억의 기물들을 꺼내어 수직적 구조로 쌓아 올린다. 작가는 자신의 힐링을 위해 소장한 기물들을 자신의 작업으로 소환함으로써, 흩어질 추억을 저장하고, 오늘을 사는 희망 가치를 염원한다. 이처럼 다양한 민화와 도자기, 진채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험을 확장시키며 작품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 민화의 큰 흐름인 전통민화와 현대(창작)민화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