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풍경
작품 정보
- 전시 기간
- 2021.11.08(월) ~ 2022.01.10(월)
- 참여 작가
- 이부강
- 전시 장르
- 평면화 20점 이상
- 관람 시간
-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운영
- 문의 전화
- 02-3393-5420
작품소개
이부강은 낡은 베니어합판을 한꺼풀씩 얇게 벗겨낸 껍질의 파편들을 새로이 조합함으로써 기억의 층을 재구성한다. 그의 작업은 해체된 것들을 모아 기억의 흔적을 복원하고 이내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다시 해체하는 일련의 구축과 해체의 지속적 반복을 통해서 시간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런 면에서 그의 콜라주는 전체를 지향하는 파편들의 질서 맺기이며, 데콜라주는 그러한 파편들을 나와 너의 이야기로 만들어주는 해체이다. 이 대비적 방법의 지속적 반복을 통해서 그는 개인과 공동체의 시간의 흔적을 복원하고 이내 그 속에서 자신의 '시간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그는 사라진 공동의 기억을 재생시키면서도 자신의 기억에 기초해 주관적 해석으로 풍경들을 재해석해낸다. 우리의 기억이란 결국 과거를 자신의 주관으로 해석한 파편들의 소환이다. 공동체의 기억으로부터 부재한 것들의 부활과 재생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상상만큼 자유로운 것이 없다. 역사학이 아닌 예술에서 이러한 기억 되살리기는 상상으로 채워진다. 슬레이트 지붕을 올렸을 아버지의 고단함, 햇볕이 내리쬐는 비좁은 마당 위 빨랫줄에 걸려있는 양말을 서둘러 걷어 신는 입시에 지친 아들의 초조함, 쪽방에 불을 지피고 있는 어머니의 연민 등 그의 화면에서 그가 상상했을 법한 내러티브와 장면은 이곳저곳에서 감지된다.
물론, 그의 상상은 재현을 위한 상상이라는 점에서 상상의 실천에 있어 일정 부분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상상으로 채워가는 기억의 여백은 그의 작업을 읽는 데 있어 매우 주요한 미학이 된다. 회화이면서 저부조의 조각이며 오브제 미술이기까지 한 그것은 다양한 장르적 미학을 포함하면서, 이러한 심리적 전이의 효과를 유발하는 존재론적 미학을 함유한다. 자신의 기억을 통해 공동체의 기억을 더듬고 그것의 흔적의 깊이를 가늠하는 그의 회화가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나가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